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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루트임팩트]
될성부른 말썽 (Get in Good Trouble,
Necessary Trouble)

〈매거진 루트임팩트〉는 매주 1회씩 4가지의 콘텐츠로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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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말썽 (Get in Good Trouble, Necessary Trouble)

101호 리서치는 98호/99호에서 받은 질문을 함께 생각해 봅니다. 

1. "코로나 이후의 구조적 변화와 환경에 대한 터치가 깊이 와 닿았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패러다임과 가치관, 의식의 변화에 대한 더 다양한 내용 부탁드립니다."

2. "계층별 삶의 변화. 코로나로 인한 계층별 삶의 변화도 궁금합니다!"  

3. "Unlearning'이라는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올해 들어 더욱 처절하게 겪고 있는 문제들을 자세히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Unlearning'의 자세로 이슈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2017년 초에 1호로 시작한 매거진 루트임팩트가 100호를 넘겨 101호가 됐네요. 3년을 꼬박 격주간 혹은 주간으로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담았습니다. 체인지메이커들의 소식을 전하며 세상은 조금씩 좋은 곳으로 향한다 여겼습니다. 세상이 어두운 소식에 반응할 때, 우리는 웃음이 나는, 가슴이 살짝 뜨거워지는 소식을 나누면 어떨까 했고요.  


2020년 전까지는 분명히 그런 믿음으로 일해 왔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웃음이 나는 상큼한 소식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100호를 보내며 101호를 준비하는 지금, 지난 7월 세상을 뜬 미국의 정치가 존 루이스 (John Lewis)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Get in good trouble, necessary trouble.’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부딪히고, 풀어내며, 그 문제를 골칫거리로 볼 것이 아니라, 답을 가진 좋은 문제로 보자는 뜻이겠지요?   


지금 우리가 부딪히고 풀어야 할 근본적 문제가 무엇일까요. 환경, 경제, 교육, 보건, 인권 등 주요 분야에서 치부를 드러낸 문제들이 ‘저 이렇게 생겼어요, 저 좀 풀어 주세요’라고 외치는 듯 느낍니다. 체인지메이커의 감수성과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솔루션으로 Good Trouble을 잘 풀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98호, 99호는 ‘소비’를 주제로 리서치와 웹툰을 전달 드렸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질문을 받았고,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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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pple.com



1. 코로나 이후의 구조적 변화와 환경에 대한 터치가 깊이 와 닿았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패러다임과 가치관, 의식의 변화에 대한 더 다양한 내용 부탁드립니다.

 

98호를 보내고 소비의 변화는 공유했지만, 회복에 대한 인사이트와 리서치는 부족했다 싶었습니다. 아차하던 중, 뉴욕타임즈 등의 언론사에서 일했고 현재 Medium의 편집자로 있는 스티브 르바인 (Steve LeVine)의 글을 보았습니다. . 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그 숨어 있는 1조짜리 오피스 경제는 식사/교통 등의 오피스타운 경제, 3M/제록스 등의 사무 용품 경제, 항공/숙박 등의 출장 경제를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게다가 내년 90%의 미국 도시의 수입이 평균 13%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감소분의 대부분이 소득세와 판매세이죠. 올해 휴스턴 (Houston)은 판매세가 5월 13%, 4월 17% 감소했다고 하고요.   


이제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도시이든 어떻게 떨어지는지보다, "어디가 어떻게 회복되며, 보다 건강하게 회복하기 위해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가 궁금합니다. 지금 뉴욕은 1200개 이상의 식당이 문을 닫았고, 소상공인도 결국 삼분의 일 가량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요, 사람들은 뉴욕은 언제나 돌아왔었다고 애기해요. 2000년대 이후, 911과 같은 테러도, 샌디와 같은 자연재해도 그리고 금융위기도 겪은 뉴욕은 꽤 회복탄력성이 높은 도시니까요. 과연 이번에도 그럴까요?  


흥미로웠던 것은, 콜럼비아 대학의 Donald Davis와 David Weinstein 교수의 논문을 참조한 부분이었습니다. 석기시대부터 2차 세계 대전과 최근까지 일본 도시의 데이터를 가지고, 인구의 복귀 (increasing returns), 우연한 성장 (random growth), 위치적 특성 (locational fundamentals)의 세 가지 이론으로 경제활동을 분석한 2002년의 논문인데요. 가 그것입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의 도시는 회복까지 1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논문을 살펴보면 도시와 기업가정신 그리고 경제가 회복의 키워드로 보입니다.


세계대전에서 팬데믹으로 돌아오면, 카네기 멜론 대학의 경제학 교수 리 브랜스테터 (Lee Branstetter)는 팬데믹으로 인해 (공간의 공급은 많아지고 수요는 줄어들고 있으므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 이른바 수퍼스타 도시들의 사무실과 주거비가 낮아져 보다 많은 중산층이 살 것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지금 텅 빈 도시의 빈 곳을 메우게 되겠죠. 도시가 계속 텅 비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팬데믹이 세상의 끝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도시와 경제가 돌아올지 무엇이 옳을지 계속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우선 '중산층'을 위한 도시는 꽤나 멋진 일입니다. 동시에 많은 구조적 변화가 요구되는 일이기도 하죠. 98호에서 말씀 드린 중산층이 얇아지는 등의 미국 경제 구조의 모순을 분석한 로버트 라이시의 새 책 을 읽었습니다. 미국은 자유 시장 경제라고는 하지만, 기업이 로비를 할 수 있다는 모순이 있습니다. 로비 집단의 Tax code도 따로 있고, 기업은 로비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나, 그 비용을 공개할 의무는 없고요. 오바마 대통령 때 이 비용을 공개하자는 청원이 나왔지만, 결국 흐지부지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 로버트 라이시는, 미국의 시스템이 망가진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합니다. “주주중심의 기업, 노동조합의 해체 그리고 금융시스템”. 코카콜라 같은 기업의 대표도 1960년대에는 로컬 커뮤니티, 이해관계자, 고객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을 위한 연례연설을 했었습니다. 1959년 당시 CEO인 윌리엄 로빈슨은 정확하게 로컬 커뮤니티, 이해관계자, 고객, 직원의 균형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임자인 고이주에타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때까지 심지어 면도할 때도 주주들만 생각한다고 연설했습니다.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가장 쉽게 끌어올리는 방법은 직원들의 연봉삭감 혹은 해고일 텐데요. 기업 세금은 로비에 힘입어 팍팍 낮아졌고 그렇게 아낀 돈은 결국 주주와 임원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제는 턱없이 규모가 작아진 기업의 노동조합은 직원의 권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엔 힘이 없고요. 그리고 금융 시스템, 예를 들어 1950년대에는 40불당 1불을 금융비용으로 취했다면 지금은 12불당 1불을 취한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 한국/아시아에 비하면 기업이 기업사회공헌 등에 투자하는 비용이 꽤 높습니다만, 이 역시 대표나 임원 연봉과의 비율로 따져보면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습니다.  

 


2. 계층별 삶의 변화. 코로나로 인한 계층별 삶의 변화도 궁금합니다!


98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출로만 보면 고소득층 혹은 중산층의 생활 변화가 가장 큽니다. 줄어든 지출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니까요. 여행을 가려고 해도, 식당을 가려고 해도 망설여진다고 해요. 너무 많은 불편함과 불안감이 생겼으니까요. 저희 팀 친구는 즉흥성이 사라진 것이 참 불편하고 아쉽대요. 박물관도, 여행도 심지어 공원도 미리미리 날짜를 정하고 앱을 다운받아서 예약을 하는 등의 사전 준비를 해야만 갈 수 있으니까요. 세대별 삶의 변화를 보려면 이 기사도 재미있습니다. 아래 도표에 보이는 First Insight Survey를 인용했는데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코로나 이후 소비 행태를 가장 많이 바꾸었대요. 지출을 많이 줄였고, 온라인쇼핑과 배달앱 수용도가 높고요. 줄인 지출로 오히려 주식 투자를 하며 코로나 재정지원금을 주거, 투자, 학자금 대출 상환에 썼다고 해요. 팬데믹이 막 시작됐을 때 값싼 비행기표를 샀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X세대는 지원금으로 전기세를 내고, 저축을 하고 또 위생용품 등을 샀고, 그 위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식료품, 의약품, 의류 등에 지출했다고 합니다. 세대별로 가장 급한 것 혹은 필수적인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였습니다. 또한 블랙락 (BlackRock)의 9월 보고서 25쪽에서 팬데믹을 거치며 지속가능성 투자 부문이 꽤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류 투자자들도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기술과 기업에서 희망을 본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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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irst Insight



하지만 팬데믹은 다수의 실업을 초래했습니다. 14%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그 과정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불리했습니다. UN은 올해 2사분기에 약 4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전합니다. 아래 유라시아 그룹에서 운영하는 Gzero Media의 분석을 보면 미국과 아시아퍼시픽 지역이 크게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은 여성에게 더 커서 팬데믹으로 인한 고용평등에 성별의 격차가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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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ZERO Media

네, 위의 표에서 미국, 콜롬비아, 대한민국의 실업률을 보면 팬데믹 중 일자리를 지키는 데 있어서 여성이 불리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GZERO는 이러한 불평등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가 회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93호 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코로나가 장기적으로는 일종의 평형계 (Equalizer)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취약/소외계층의 문제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습니다.


기사에서는 여성의 불리함을 보건/경제/가사 측면에서 다룹니다. 보건 측면에서는 성과 재생산 권리 (Reproductive and Sexual Health Services)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UN의 Population Fund는 팬데믹 봉쇄 중에 원치 않는 임신이 약 7백만 건 생겼고,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성과 재생산 권리 행사가 어려웠다고 해요. 인도나 네팔의 시골 지역에서는 임신여성의 병원 접근성이 낮았고요. 의료 서비스 접근 문제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흑인 여성의 경우, 백인 여성 대비 2-3배 높은 임신 관련 문제를 겪으며, 영아 사망률도 훨씬 높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팬데믹 이후 더욱 심해졌고요. 경제에 있어서도 두 가지를 지적했는데요. 약 7억 4천만명의 여성 (글로벌 여성 노동 인구의 58%)이 "비공식 경제 (Informal Economy)"에서 일하고 있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회 보장을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개인당 1200불씩 재정지원금을 지불했을 때에도 이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것처럼요. 미국에선 약 5분의 1이, 저소득 국가에서는 약 92%의 여성이 비공식 경제에서 일합니다. 당연히 팬데믹의 불이익이 여성에게 더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지요. 또 워낙 성별 소득 격차와 관련, 학교와 어린이집이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 육아는 (소득이 낮은) 여성이 떠맡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일로 복귀하기 어려워지고요. 2013-2016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퍼졌을 때도 여성은 먼저 일을 잃었고, 더 오래 걸려 일에 복귀했다고 해요. 가정폭력도 큰 문제입니다. 콜롬비아에서 처음 코로나 봉쇄를 실시했을 때, 가정폭력 상담전화가 90% 증가했답니다. 타 국가에서도 가정폭력이 30% 가량 증가했고요. UN은 이를 "그림자 팬데믹 (Shadow Pandemic)"이라 부르며, 심각한 인권침해로 규정합니다. 제가 일하는 뉴욕에서도 팬데믹으로 인해 가정 폭력 상담 번호를 알려주는 문자가 자주 옵니다.  


보건정책 전문가인 클레어 웬험 (Clare Wenham)이 최근 지에 "(특히 여성 문제 등에 대해 지난 몇십년간 이뤄온 진보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고 있는) 전염병의 왜곡된 영향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3. “'Unlearning'이라는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올해 들어 더욱 처절하게 겪고 있는 문제들을 자세히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Unlearning'의 자세로 이슈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이 말씀을 듣고 ‘팬데믹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고 101호의 제목을 붙일까 고민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 혹은 소셜임팩트를 이야기하지만, 개념이 불필요하게 어렵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왜 SDGs는 17개나 돼야 하며 (원래는 스무개가 넘었다고 합니다만), 소셜임팩트라는 말은 잘 들어보면 막상 말하는 사람도 잘 모르기 일쑤이고, 무엇보다 그 임팩트의 수혜자나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논외로 한 경우도 많아요. 기술적 발전과 그 혜택을 빼고 생각하면, unlearning은 우리 전전 세대가 살던 삶의 방식을 다시 가져 오자!에 가까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플라스틱 용기를 일체 쓰지 않으셨습니다. 뒷마당에 여러 채소를 심어두고 할머니댁에 가면 직접 채소를 따고 과일을 따서 저녁을 먹었고요. 한 동네에 밥을 굶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제사 때마다 저는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꽤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체인지메이커라는 말이 어려울 필요가 없듯이 unlearning이라는 말도 어려울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팬데믹은 우리의 시계를 한참 전으로 돌려놨지만, 그 곳에서 다시 출발하여 천천히 시작하는 삶, 지난 실수로부터 배운 점을 실천하는 삶도 꽤 가치있어 보입니다. 저희 뉴스레터를 함께 하고 있는 언유주얼에서 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경제/문화/사회적 기회가 균등하다면 포기할 것과 포기할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하여 예전과는 다른 그러나 (여전히) 우아한 삶의 기준을 세워보자는 의미로 상상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어쩌면 우리 전전 세대의 지혜를 닮아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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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아한 가난의 시대』 카드뉴스

마지막으로 온런던 (On London)의 기사를 보니, Smart Work에서 Deep Work의 시대로 간다고 하네요. 은 영국 가디언지 등에 기고했던 저널리스트 Dave Hill이 만든 런던의 정치, 문화에 대한 뉴스와 분석을 제공하는 사이트예요. 3주 전 우리는 꼭 ‘Deep Work’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가 떠서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앞에서 unlearning하고, 전전 세대로 돌아간다고 해 놓고 대안이 없으면 무책임하고 조금 우울하잖아요? 그래서 이 기사에서 조목조목 말하는 팬데믹 이후 도시의 일과 삶의 변화를 위해 도시 인프라에 어떤 투자를 해야 할지의 조언은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기사는 서울 포함 여러 도시의 시스템 체인지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다크매터스랩의 창업자와 런던 캠든타운의 BID (Business Improvement District, 도시 내 특정 구역의 경제 활성화를 담당하는 준정부 기관)의 대표가 작성한 것이므로, 이론과 실제가 조화로워 더욱 신뢰가 갑니다. 


지난 50년간 런던은 금융과 크리에이티브의 중심 역할을 했죠. 도시의 인프라 역시 관련 산업 구조에 맞춰 짜여져 있는 편이고요. 지금은 어떤 변화가 요구될까요. 일을 먼저 볼까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일하는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만나서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제 일주일 내내 한 사무실로 출근할 가능성은 좀 낮아지지 않았을까요? 일의 가치에 따라 대면이냐, 비대면이냐를 선택할 테고, 온라인/오프라인에서 모두 위생과 안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고요. 자연스럽게 주거 및 교통, IT 등의 인프라도 달라집니다. 집을 자연과 넓은 공간이 있는 근교로 옮기고, 그 역할도 늘어납니다. 예전에는 집이 주로 자고 먹는 곳이었다면 이젠 경제활동도 가능해져야 하니까요. 따라서 집은 인터넷 속도는 물론,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공간컴퓨팅까지 급변하는 일과 삶의 모습을 무리 없이 지원할 인프라를 갖추어야 합니다. 도시 내 이동 역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의 안전이 중요해 졌으므로, 자전거, 스쿠터 등이 좋은 대안이 된대요. 런던은 e-bike network에 투자하여 시내 중심가까지 20분 미만이 소요되는 ‘20분 런던’을 지향합니다. 안전과 로컬 그리고 liveable의 키워드 - 도시가 이를 중심으로 변화할 일과 삶의 방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Deep Work 모드로 일하는 회사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잘 구축하는 것이 과제이겠지요. 90년대 말 인터넷이 생기고, 구글이 등장하면서, 초연결 모드에서 일하는 이른 바 smart work의 방법으로 편하게 일해 왔습니다. 그 Smart Work의 방식이 곧 일과 삶의 방식의 깊이 있는 관찰이 있어야 가능해 지는 Deep Work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말씀 드린 전후 일본 도시의 회복과 닮은 모습이 있는 글이네요.  



다시 101호를 시작하면서, 아껴 두었던 새 공책을 꺼낸 새 학년이 된 기분입니다. 시작할 땐 1호부터 100호까지 공책을 빼곡하게 채울 거라 기대하진 않았거든요. 새 공책을 꺼내면서도 200호까지 채울 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첫장을 채우면서 여전히 바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는 이 공책이 어떤 작은 불편함을 이야기해도, 속마음을 끄적거리며 낙서해도 괜찮은 안전한 공간이길 바랍니다. 한참 예민한 사람들이 읽어도 끄덕일 수 있는 공간이면 하고요. 누군가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자리에 머물고자 하면 일어나!라고, 모르는 사이 타성에 젖어간다면 왜그래?라고 말도 걸어야 할 것 같고요. 그런 "될성부른 말썽 (Good Trouble)을 만드는 천덕꾸러기" 역할을 해 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말씀드린 존 루이스 (John Lewis)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여러 가르침을 준다고 하는데요. 변화를 만드는데 나이는 상관이 없다 (Never too young to make a difference)고, 권위에 맞서라 (Speak truth to power)고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 (Never give up)고요. 천덕꾸러기의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가 새로운 공책에 빼곡하게 쌓이길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저희 소식에 귀기울여 주시는 체인지메이커들께 감사드립니다. 



리서치_ 장선문 (Communitas America)

편집_ 정다현